자유게시판

자유로운 주제로 글을 올려주세요.
  • 목록
  • 아래로
  • 위로
  • 쓰기
  • 검색

수련 2 / 이승희

현대사주학 현대사주학
5611 0 0

수련 2 / 이승희

- 꽃에게

 

너무 멀리 있다.

오늘 아침 당신의 안부를 들었다.

물소리가 섞여

반쯤은 젖어 있거나

몇 개의 글씨가 파랗게 번져버린 편지

당신은 왜 꼭 번져버린 그 글자마다에 들어 있는지

여전히 난 당신을 읽어낼 수 없다

때로 당신은

물에 젖은 흰빛으로 내게 온다

해질녘이었는지

달빛이었는지 수면엔 온통

흰빛의 무리로 연못 전체가 꽃 핀 듯 둥글어지고

내 가슴팍에도 묵직하게

물은 깊어지고, 깊어져서 한없어지고 나는 진흙속에

집 한 채를 짓는다

입 안 가득 물을 머금은 창문을 달고

천창을 내어 환한 집

내 손가락 사이마다 짓는 집

파란 우체국 도장이 찍힌 엽서 한장 같은 물결의 무늬

 

​​

시집 <저녁 굶은달을 본 적이 있다> 창비. 2006

 

신고공유스크랩

댓글 0

댓글 쓰기
권한이 없습니다. 로그인
에디터 모드

신고

"님의 댓글"

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?

댓글 삭제

"님의 댓글"

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?

공유

퍼머링크
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
공지 사주포차 / 남녀 게스트 두 분과 가볍게 술 한잔 하면서 사주 토크 합니다 운알남 24.01.15.22:11 405848
공지 대운사주 상담안내 대운사주 23.08.17.13:39 933440
공지 사주소개팅 신청 방법 운알남 23.07.14.19:02 948095
공지 갑인사주 상담안내 갑인 23.01.09.22:26 1062884
공지 운알남의 사주 스토리 사주 토크 하실 게스트 섭외합니다 운알남 24.05.02.17:44 215
588
image
엽떡에허니콤보 2일 전02:42 25
587
normal
지타이거 2일 전20:55 27
586
image
지타이거 3일 전00:23 38
585
image
운알남 24.05.03.19:39 359
584
normal
늘빈 24.04.02.18:48 3042
583
image
74기경찰간부후보생경시생 24.04.01.21:01 2307
582
normal
듀크 24.02.26.05:50 3798
581
image
강콩잉 24.02.14.00:25 5438
580
normal
Jjj 24.02.06.23:41 4050
579
normal
공돌이 23.10.01.20:42 4459
578
normal
Auaue 23.09.17.19:52 6559
577
normal
기유 23.08.15.00:29 5807
576
normal
김성호 23.07.03.03:15 6625
575
image
설탕 23.06.28.20:29 9361
574
image
가을가을 23.05.30.11:00 8425
573
normal
고래맘 23.05.23.10:22 4824
572
image
어린아이발자국 23.04.27.17:25 4412
571
image
어린아이발자국 23.04.27.17:24 3044
570
image
어린아이발자국 23.04.27.17:23 4860
569
image
어린아이발자국 23.04.24.17:30 3614